에버랜드 종로 순대국 국밥 맛집

아이들 겨울 방학이 끝나가는 무렵 아들은 대학입학하고 이제 서울로 유학가야 하는 상황에 중2 딸이 에버랜드를 가자고 해서 갔습니다.

예전에 아들 한살 두살때는 연간이용권을 끊어서 매주 갔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벌써 다 커버렸고 아이들은 이제 우리와 놀기보다 자기 친구들하고 놀기를 더 선호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네요.

어떻게 보면 마지막이 될수도 있는 온 가족 에버랜드 나들이가 될 것 같았습니다.

진천에서 서울을 들러서 용인으로 가보니 점심 때가 되었네요. 

사실 이제 체력이 안되어서 종일권을 이용하기보다 반일권, 오후권이 훨씬 선호가 되더군요.

저희는 맛집을 찾아 다니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그저 눈에 보이면 근처에 식당이 있으면 그냥 들어가는 스타일입니다. 

그렇게 발견하게 된 국밥집 종로순대국밥집입니다. 

1. 종로순대국

왜 용인에 종로순대국이냐 라고 의문이 들었지만 뭐 진천에서 서울 내과가 있고 제주도에도 서울병원이 있는 거나 마찬가지이겠지요.

 

2.착한 메뉴판

요즘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순대국이나 돼지국밥도 1만원으로 못먹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순대국 1만원이 반갑더군요. 

예전에 6천원일 때 먹었었는데, 10년이 지나니 1만원도 싼 가격이 되어 버렸네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상승은 자본주의에서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이상히 여겼던 옛날이 부끄럽더군요.

물가 오르는 것을 탓하지 말고 내가 더 열심히 일해서 더 벌 생각을 해야 하는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더군요.

 

3. 포기 김치

국밥집에서 김치는 생명이지요.

김치가 맛이 없으면 국밥의 맛도 반감되고 맙니다.

그래서 여기는 김치를 아주 잘 내어 주십니다. 

긴 접시에 큼지막하게 김치포기를 잘라서 내어주시고 주먹보다 약간 작은 크기에 잘 익은 무김치가 아주 맛갈나 보입니다.

 

3. 다데기 새우젖

예전에는 다데기를 넣지 않고 그냥 순대국을 즐겼었는데, 언제부턴가 다데기를 넣지 않고는 먹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입맛이 느끼한 것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요즘은 나이듬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나이 50이 지나고 나니 몸에서 나는 냄새에도 신경이 쓰이고 근력과 체력에 대한 생각도요.

무엇보다 요즘 노안이슈로 인해 보는 것도 잘 못보는 게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내가 아는 것에 대한 주장보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인정 그리고 현타가 자주 오는 것 같습니다. 

잠시 딴 이야기를 했네요.

여기 새우젓은 양념이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새우젖은 하얗게 생겼지만 여기는 고추가루로 다시 양념한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맛도 훨씬 있더군요.

 

4.펄펄 끓는 순대국 

펄펄 끓는 순대국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펄펄 끓어서 접근하기가 겁이 나더군요.

파송송 파가 올라가 있는 펄펄 끓는 순대국을 받아서 아주 만족스러운 미소로 약간 식기를 기다리는 순간이 좋더군요.

 

다데기를 넣으니 훨씬 먹기 좋아졌습니다. 

 

5. 식사후에 콤포즈 커피

BTS의 뷔가 지켜보는 콤퍼즈 커피를 디저트로 했습니다.

종로순대국 집 바로 옆에 콤포즈 커피가 자리잡고 있어서 식후커피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6.에버랜드는 그만~

에버랜드가 많이 변했고 노후되었더군요. 예전에 에버랜드 입구에 있던 나무 조형물이 불에 타버리고 나서는 볼게 많이 사라져 버렸다는 느낌이 드네요. 벌룬 인형을 위치해 놓았지만 이전에 그 나무만큼은 좋지 않더군요.

그리고 겨울 방학에 갈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왠만한 곳은 다 닫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죠.

여름은 너무 뜨거워서 못가고 봄 가을에는 학교 학원에서 아이들이 몰려 미어터지고 그나마 겨울에 걸으며 즐겨보려했지만 볼게 없으니 더이상은 갈 이유가 없어졌네요.

이젠 놀이기구도 탈 마음도 사라진지 오래되었고요.

이것도 나이 이슈일까 하는 생각이 순간 스치네요. 고기보다 야채가 속이 편해 찾게 되고 인공구조물 보다 숲과 같은 자연이 더 좋고 아파트보다 마당이 있는 주택이 눈길이 가는 것보면 젊음은 제 정체성이 아니고 늙음을 인정해야하는 나이가 되어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