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이라는 지방의 이름을 듣기는 충주에서 살았을 때였습니다.
충주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먼 곳이구나, 경북 어느 곳이겠거니 했는데, 제가 사는 충청북도이더군요.
그래도 갈일이 뭐 그렇게 있겠냐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벌써 4번째 왔다 가고 있습니다.
충청북도에서도 깊이 들어가는 곳이라서 초중고등학교 규모도 작고 강의 인프라도 좋지 않아 강의요청이 많이 있는 곳이더군요.
오늘도 영동에 강의하러 갑니다.
강의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어서 식당을 찾았더니 영동에 올뱅이국밥이 유명하더군요.
올뱅이라는 단어는 여기 와서 처음 들었습니다.
1.올뱅이
올뱅이는 다슬기를 말하는 충북 지방의 사투리입니다.
다슬길에 대한 명칭은 전국적으로 어마어마 하게 많더군요.
챗gpt에게 물어보니 이렇게나 정리해 주었습니다.
- 강원도 : 올뱅이 골딩이 골비 물골뱅이 골뱅이 올벵이 올갱이 물골배이 달팽이 골배 탈팽이 달패이 민물골뱅이 골배이
- 경기도 : 물달팽이 패틀조개 개우렝이 배틀조개 비틀이고둥소라 고등고둘팽이 달팽이 딸팽이 탈팽이 달패이 비틀이고등
- 전라도 : 물다사리
- 제주도 : 민물보말 가메기보말 웬보말 웨보말
- 충청도 : 베톨올갱이 도실비 베틀올강 베틀올갱이
- 경상남도: 제리사리 바다소래고동밍물소래고디이 물고동 꼬등이 소라 물구둥 뽈고동 소래고동 뽈구둥 재첩 바닥고동 냇고동 소라고딩이 맹물고동 밤조레 짠다고동고둥갯고동고동 갯소래 민물소래 동토리
- 경상북도: 사고디 골이 꼴부리 타래골비 고딩이
- 전라남도: 갯다사리 데사리 갯고동 진고동 고동 물고동 갯비트리 갱물고동 갯물고동 다시리고동 새고동 고등 다사리 물사다리 다시리 민물비트리 비틀이
- 전라북도 : 고동 물고동 다스리 대수리 고딩이 달팽이 다실기
- 충청남도: 도슬비 다슬개 베틀우렁 빠레고등 고등 빠라고등 도실기 빠라고둥 다실개 비틀올갱이 벼틀강 개고동 다실기 민물고동 고이 고동 민물고등 고딩이 다실갱이
- 충청북도 : 올뱅이 올개이 올배이 올갱이 베틀올겡이 골배이
이렇게나 많은 말이 있다는 것은 전국적으로 역사적으로 이 올뱅이를 우리나라사람들이 아주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이지요.
오랜만에 올뱅이 국밥집에 들어가봅니다.
2.안성식당
영동ic를 빠져 나와서 읍내로 들어오면 입구쪽에 있는 식당입니다.
3대를 이어서 식당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옆에는 살림집이 있고 주방에는 직원들이 아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손님들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3.올뱅이국밥
주문은 카운터에서 미리하고 미리 계산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서 기다리고 있으니 올뱅이국밥 두그릇이 나옵니다.
올뱅이 국밥은 첫 느낌은 다슬기의 특유의 향이 확 올라오면서 입맛을 확 끌었습니다.
올뱅이 국밥에는 큼지막하고 부드러운 수제비가 들어가 있어서 따로 나오는 공기밥을 바로 말지 않고 떠먹으면서 먹어도 그 맛을 충북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수제비와 식감 좋은 버섯이 크게 들어가 있고 시금치인지 아욱인지 시레기같은 것이 아주 맛이 좋더군요.
그냥 한번 국물을 떠서 먹었는데 다슬기의 향기와 맛있는 쓴맛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밑반찬과 함께 나온 고추장 다대기와 청량고추 다대기로 다시 양념하니까 다슬기 맛이 다시 한번 확 올라오더군요.
오시면 그냥 한번 맛보시고 다대기 넣고 맛을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다슬기가 한움쿰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니 아주 부자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국밥을 먹으면서 조심하는 것은 숟가락으로 바닥을 긁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해감이 덜되어 바닥에 깔린 모래를 먹으면 아무리 맛있게 먹어도 입맛을 망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다행스럽게 여기 올뱅이국밥은 해감이 잘 되어 있어서 모래를 찾아 보기 힘들었습니다.
해장국 양도 아주 충분해서 제가 먹고 든든했고 아내도 양을 남겨서 제가 덜어 먹을 정도였습니다.
아내도 글을 포스팅했는데, 글을 쓰면서 다시 올뱅이국밥을 먹고 싶은 마음에 침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오랜만에 경험한 올뱅이국밥이 아주 따봉이었습니다.
4.정갈한 밑반찬
국밥집의 김치는 꼭 맛있어야 합니다.
그건 국룰이지요.
역시나 여기 국밥집의 김치 또한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중국산 김치가 아니라 집에서 담근 김치가 분명하더군요.
5. 주인장 취향
식당 한쪽 진열대에는 담금주들이 한 가득이었는데요.
어떤 것은 비어 있는 것을 보니 보기만 하시는 게 아니라 즐기시는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6.총평
충북영동에 가시면 꼭 올뱅이국밥을 드십시요.
다슬기가 점점 그 개채수가 줄어들고 있어서 언젠가는 멸종되어 먹을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슬기는 봄철 노곤하고 졸리는 때에 간에 원기를 회복해주는 좋은 음식입니다.
대를 이어 식당을 하는 안성식당에 가보셔서 올뱅이국밥으로 원기회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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